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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 공부노트

Tupolev Tu-16Z Badger 본문

항공/공중 급유기

Tupolev Tu-16Z Badger

lightbulb4999 2023. 3. 20. 14:00

소련이 야심 차게 개발한 쌍발 제트 폭격기 Tupolev Tu-16 Badger는 1953년부터 Tu-4 Bull 폭격기를 대체한다. 소련 입장에서는 미국의 B-29를 역설계하여 제작한 Tu-4보다 더 발전되었으며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나 Tu-16은 항속거리가 대략 7,000 km에 불과하여 미 본토를 효과적으로 타격하기에는 부족했다. 특히나 소련은 미국과 달리 미 본토 주변으로 친소 국가가 없었으므로 폭격기는 반드시 소련 본토에서 이륙하여 소련 본토에 착륙해야만 했다. 이는 필요에 따라 소련 폭격 후 터키, 파키스탄이나 일본과 같은 친서방 국가에 이륙할 수 있었던 미국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소련 역시 1940년대 말 1950년대 초부터 공중 급유 기술을 연구해 왔다. 단, 자료가 많지 않다는 점은 양해 바란다. 소련은 Tu-4를 사용해 크게 세 종류의 공중 급유 방식을 연구한 것으로 추정되며, 첫 번째 영국의 FRL 기술을 참고하여 제작한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 두 번째 소련 내에서 독자적으로 고안한 hose-cone-rod 방식 그리고 소련에서만 유일하게 사용한 wing-to-wing 방식이다.

 

이 중에서 Tu-16에 적용된 공중 급유 기술은 wing-to-wing 방식이었다. 해당 방식은 소련의 시험 비행 조종사 Igor Shelest와 Viktor Vasyanin이 고안한 것으로 길이 37 m에 외경 88 mm, 내경 76 mm인 호스를 통해 분당 2,000 리터의 연료를 공급해 줄 수 있는 공중 급유 기술이었다. 이때 급유 호스는 급유를 받는 기체로부터 나오며 급유기는 공중에서 이를 낚아 끌어올려야 했다. 첫 공중 급유 시험은 1955년에 이뤄졌으며 이후 1년 반이 지나 완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급유기-폭격기 간 공중 급유 이외에도 1955년에 공중 급유가 가능하게끔 개조된 MiG-19 SM-10을 투입하여 급유기-전투기 간의 공중 급유도 평가되었으나 전투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양산형에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wing-to-wing 방식은 파일럿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공중 급유를 한 번 마치면 조종사의 체중이 2 kg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소련 파일럿들 사이에서는 가죽 비행복에 남은 땀자국으로 그가 공중 급유를 했는지 안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농담이 돌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wing-to-wing 공중 급유 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급유를 받는 항공기 입장에서는 공중 급유사의 보조가 있음에도 자신을 기준으로 왼쪽 날개 끝, 더 나아가서는 급유 라인을 확인하는 것이 몹시 어려웠다고 한다. 그리고 공중 급유를 해주는 급유기 입장에서는 익단와류에 의해 급유 호스가 불안정하게 움직여 호스가 급유 대상의 날개에 부딪히거나 심한 경우 공기 흡입구에 들어가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련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wing-to-wing 방식을 고수했고, 1957년부터 실전 배치된 Tu-16 폭격기들은 wing-to-wing 공중 급유를 받을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 OKB 156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총 114대의 Tu-16 폭격기가 공중 급유기로 개조되었다고 하며 571대의 Tu-16 폭격기가 wing-to-wing 방식으로 급유를 받을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 571대는 소련이 보유한 Tu-16 폭격기의 1/3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임을 고려하면 wing-to-wing 공중 급유 방식에 소련이 거는 기대가 상당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 결과, 1960년대에 와서 많은 비행대대가 wing-to-wing 공중 급유 훈련을 통해 공중 급유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를 위해 치른 대가는 상당했다. 전시 상황도 아닌데 Tu-16Z 훈련을 실시한 184 비행대대와 226 비행대대에서만 훈련 과정에서 15대의 Tu-16을 잃었으며 이는 곧 훌륭한 90명의 젊은 조종사를 잃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린 이후 소련 내 폭격기에 대한 처우가 변하기 시작했다. 소련은 1959년에 전략 미사일 부대를 창설하면서 피격될 위험이 높은 폭격기보다는 ICBM을 사용해 미 본토를 공격하길 원했다. 그러다보나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Tu-22 Blinder와 같은 폭격기들은 모두 폭격기 본연의 임무보다는 해군의 관심을 받아 해상 정찰 및 초계 임무를 맡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Tu-16Z 역시 wing-to-wing 방식에서 probe and drogue 방식으로 공중 급유를 할 수 있도록 개조된다.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아무래도 wing-to-wing 방식은 Tu-16 상호 간에 공중 급유 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Tu-22과 공중 급유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리고 애초에 wing-to-wing 방식은 앞서 보았듯이 훈련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그 결과 1963년에는 폭탄창에 probe and drogue 방식의 HDU(Hose Drum Unit)라고 불리는 공중 급유 장치를 탑재한 Tu-16N이 등장했다. 이들 내에서도 Tu-16 폭격기에서 공중 급유기로 개조된 기체는 'Tu-16N'로, Tu-16Z 공중 급유기에서 wing-to-wing 급유 장치를 제거하고 HDU를 탑재한 기체는 'Tu-16NN'으로 구분되나 수량도 적으며 큰 차이가 없으므로 Tu-16N으로 묶어 불러도 무방하다.

 


참고내용

러시아 사이트를 접속하여 찾은 자료에 의하면 wing-to-wing 방식은 공기역학적으로 다른 공중 급유 방식에 비해 항력을 많이 생성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전해진다. 실제로 wing-to-wing 방식은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이나 플라잉 붐 방식과 달리 외부 구조물이 없다. 그리고 wing-to-wing 방식은 폭탄창을 그대로 둘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련 입장에서 매력적인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 영국도 소련과 비슷하게 폭격기를 공중 급유기로 오랫동안 운용해왔는데 이들은 모두 폭탄창에 HDU를 설치하여 운용해 공중 급유기는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wing-to-wing 방식은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으나 이러한 이유들만으로는 왜 소련이 FRL로부터 획득한 프로브 앤 드로그(probe and drogue) 공중 급유 기술이 있었음에도 wing-to-wing 방식에 주목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참고자료

Wikipedia, Tupolev Tu-16 Badger

Wikipedia, Tupolev Tu-22 Blinder

GlobalSecurity.org Tactical tanker Tu-16Z

Top War, From wing to wing

The Story of the Crazy wing-to-wing in-flight refueling procedure of the Soviet Tu-16 badger medium bo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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